캐나다 이민 여정기

나의 캐나다 이민 여정기(3) - 코업 (Co-op) 활동과 졸업 (+ 취업이 잘되 는 학교)

Since2015 2023. 2. 13. 13:36

여름 인턴시작 

그렇게 저의 여름방학은 인턴생활로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인턴을 구한 곳은 캐나다에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한 모바일 앱들을 개발한 회사입니다. 그러나 회사가 만든 앱들의 명성에 비해 작은 외주회사 (Marketing Agency)였기 때문에 동종업계에 비해 개발자들의 급여를 많이 주는 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유급 인턴이기는 했지만 캐나다 회사에서 경험을 쌓는 것을 우선으로 두고 캐나다 최저시급을 받는 것으로 사인하였습니다. 사실 지금 생각하면 제가 당시에 경력 있는 개발자이기 때문에 말도 안 되는 조건이지만 아쉬운 건 언제나 그렇듯 학생들이죠. 당시 학교 친구들 중에는 무급이라도 경험을 쌓고 자 인턴을 구하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회사 입장에서는 아쉬운 게 없었죠.

 

당시에 저와 같이 들어온 인턴으로 들어온 친구가 한 명 있었는데 이 친구는 무려 UofT (토론토 대학교) 석사과정을 공부 하는 중국인 친구였습니다. 이 친구의 스펙을 알게 된 뒤에 저는 제가 왜 뽑혔나 생각하며 감사하며 다녔습니다. 그러고는 이 친구랑 같이 옆자리에 앉아서 일하면서 점점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졸업 후에도 일하면서 계속 연락도 하고 잘 지냈는 데 몇 년 전에 이 친구는 사정상 아쉽게도 중국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코업(Co-op) 학기 시작 

그렇게 4개월의 시간이 흐른 뒤 저는 이제 코업을 구해야 되는 시기가 왔습니다. 다른 회사도 몇 군데 지원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생각만큼 코업 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면에서 정말 학교 네임밸류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유명 대학교/컬리지 학생들은 그래도 학교에서 인맥이 있기 때문에 학과에서도 잘 연계가 된다고 들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유명 대기업에서 코업을 하면 급여도 꽤 많이 줍니다. 한 예로 Amazon 코업학생은 웬만한 회사 개발자 월급에 가까운 수준으로 받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 학교는 정말 취업에 대해서 지원도 없고 스스로 알아서 구해야 했던 수준이었기 때문에 결국 코업을 못 구하고 학교에서 프로젝트 하는 학생들이 꽤 있었습니다.

저는 인턴하고 있던 회사의 매니저에게 말해서 코업까지 할 수 있냐고 물어보고 미리 쉽게 승낙 받았습니다. 사실 회사 입장에서도 저렴하게 경력 있는 학생을 쓸 수 있으므로 마다할 이유가 없었죠. 그래서 저는 이 회사에서 9월부터 다음 해 4 월까지 코업을 마치게 됩니다.

 

컬리지 졸업을 앞두고 구직활동 

2학기 코업 학기가 진행되고 있을 때 슬슬 이제 졸업 후 풀타임으로 취업을 해야 할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에서 일하고 싶진 않았기에 여기저기 레주메도 돌리고 Indeed/GlassDoor/LinkedIn(링크드인) 을 활용하여 여기 저기 지원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LinkedIn으로 한 대기업 회사 리크루터 먼저 연락이 왔습니다. 아마 이 시기부터 링크드인을 활용한 구인이 막 유행처럼 시작되고 있을 때였던 같습니다. 저는 리크루터에게 제 레주메와 커버레터를 보내줬습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 지 그 뒤로 한동안 연락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코업학기가 한두 달 남았을 무렵 그 회사의 다른 리크루터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아직 혹시 같은 포지션에 관심 있냐고 해서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됐는데 이전에 연락 온 리크루터는 이미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고 운이 좋게도 제 프로필을 그 후임자에 게 전해준 것 같습니다.)

 

인터뷰는 약 3시간 정도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1.5-2시간 정도는 간단한 알고리즘 문제 코딩과 안드로이드 개발에 관한 테크니컬 인터뷰를 2명 의 인터뷰어와 화이트보드 써가면서 봤고, 나머지 1시간은 2명의 매니저들과 Behavior 인터뷰를(인성면접) 봤습니다. 인터뷰 난이도는 주니어 포지션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보고 약 1주일 뒤에 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오퍼도 대기업이어서 그런지 주니어 포지션에 비해 만족스러웠습니다. 저는 바로 수락을 하고 졸업 후 PGWP 비자를 받아야 일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여유 있게 약 두달 뒤인 6월부터 근무 시작을 하기로 합니다.

사실 기존 코업을 하고 있던 곳에서도 나중에 따로 불러서 졸업 후 풀타임으로 일하고 싶은지 저에게 제안했지만 이 회사에서 풀타임 급여가 어느 정도인지 대략 알고 있었기 때문에 구체적인 오퍼를 듣지도 않고 그냥 정중히 거절하였습니다.

 

코업의 중요성 

저는 운이 좋게 인턴을 하던 곳에서 쭉 코업으로 일할 수 있어서 쉽게 코업을 마치고 졸업까지 할 수 있었지만 나중에 졸업할 때 보니 같은 반 학생들 중의 대다수가 제대로 된 코업을 구하지 못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경력이 없이 졸업 후 전공을 살려서 취업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하지만 코업을 하게 되면 회사들도 그 경력을 인정해 주기에 코업을 한 학생을 우선적으로 선호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예를 들면, 워털루 대학교 (University of Waterloo)의 경우는 4년제 학교인데 CS 학부는 코업으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한 학기는 수업을 듣고 그다음 학기는 코업을 해야 하는 식으로 4년을 보내게 됩니다. 그러면 이미 졸업을 할 때 약 2년여의 코업 경력이 생기는 거죠. 그러다 보니 학생들의 실력이 출중할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도 실력이 검증된 워털루나 토론토 대학교 학생을 선호합니다.

여담으로 현재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는 워털루 학생만 대놓고 뽑을 정도로 워털루 출신도 많고 실력도 대단합니다. 제가 누군가 주변에서 캐나다 공대를 간다면 무조건 워털루 대학교를 1순위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컬리지 졸업 

4월 중순이 되어 이제 코업도 마치고 무사히 학교를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입학할 때부터 학교에 대한 기대보다 는 하루빨리 캐나다에서 취업을 하고 싶었기에, 이 학교가 그나마 등록금을 적게 내고 졸업이 가능했던 부분에는 좋은 학교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개발 경력이 아예 없거나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다면 Centennial college와 같이 유명한 컬리지를 가시는 것도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만약 본인이 아직 어리고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워털루와 같은 4년제 학교를 가거나 대학원을 가는게 취업을 위한 확실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만약 본인이 개발 경력이 있다면 

만약 저처럼 기존의 얼마간의 개발 경력이 있고 학교는 다니기 싫으신 분은 배우자분이 2년제 공립학교를 가시고 본인은 배우자 오픈 워크퍼밋을 신청하여 바로 취업을 생각하시거나 학비가 조금은 비싸지만 2년제 석사과정을 도전하시는 것도 괜찮은 옵션입니다. 제 주변을 봤을 때 석사 졸업자의 경우는 컬리지와 다르게 코업을 하지 않아도 기회가 많고 취업이 잘 되는 편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