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이민 여정기 (완결)

캐나다 이민 여정기 (11) - 캐나다 시민권자가 되다 (완결)

Since2015 2023. 3. 24. 11:26

2023년 3월 21일은 캐나다 시민권 선서가 있던 날이다. 처음 캐나다 온 게 2015년 7월 이었으니 약 8년이 조금 안 되는 시간이 흘렀다. 한국은 후천적 복수국적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병역을 마쳤음에도 어쩔 수 없이 한국 국적 포기를 선택하고 캐나다 국적을 취득했다.
 

시민권 타임라인 

시민권을 온라인으로 신청한건 2021년 11월이었다. 시민권 선서 날짜까지 1년 4개월이 걸렸다. 판데믹 이전에는 1년이면 되었는데 이제는 보통 약 2년이 걸린다고 안내를 해준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지원한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1~2년 안에 처리되는 것 같다. 나는 비교적 빠른 편인 것 같기도 하다. 타임라인은 다음과 같으니 시민권 신청할 분들은 참고하기 바란다.
 
Applied for Citizenship Online: November 12, 2021 
AOR: Feb 02, 2022 
BG complete: July 28, 2022 
Test invite: Aug 10, 2022 
Test taken: Aug 15, 2022 
Test complete: Aug 16, 2022 
Language skills, physical presence, prohibitions complete: Feb 07, 2023
Scheduled for Citizenship oath : Feb 14, 2023
Oath Ceremony : Mar 21, 2023
 

캐나다 시민권 신청 이유

사실 영주권자로 캐나다에서 사는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투표권을 제외한 거의 모든 게 시민권자의 혜택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다만 영주권자는 PR카드(영주권카드)를 5년마다 갱신을 해야 하고 그 5년 중 2년은 캐나다에 살아야만 갱신이 가능하다는 유지조건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국 국적을 유지를 위해서 굳이 시민권을 신청하지 않는 사람도 많이 있다.
 
나도 처음에는 한국 국적을 포기해야하는 이유로 많이 캐나다 시민권을 신청해야 할지 주저했었다. 그러다가 캐나다에서 꽤 오랜 시간 동안 일을 하면서 아이들도 키우다 보니 내가 적어도 한국에서 앞으로 10년 혹은 그 뒤에 다시 돌아가서 살 이유가 있을지 생각을 해봤다. 하지만 결론은 언제나 No였다. 한국에서 나와 와이프 모두 힘든 직장생활에 지쳐 캐나다로 이민오게 된 것도 있는데 아이들도 키우기 힘든 한국으로 굳이 다시 돌아갈 이유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또한 나이가 40대로 곧 접어들어 한국으로 가면 오히려 직장을 구하거나 유지하기가 힘들 거라는 걸 잘 알고 있다.
 
또한 한국방문시 건강보험을 회복해서 사용하려고 한국 국적을 유지하는 사람들도 많고 나 또한 이 점도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러한 혜택도 곧 폐지된다고 하고 (진작에 개선되었어야 했다) 굳이 캐나다 대신 한국에 가서 의료를 받을 정도의 위중한 상태라면 개인적으로 한국에 들어가서 사는 게 맞다고 본다. 
 
https://www.asiae.co.kr/article/2023022813594563807

건강보험 급여 기준 대거 재검토…외국인 자격 요건 강화

자기공명영상(MRI)·초음파 급여 기준을 재검토하고 외국인 피부양자 등 건강보험 자격 요건이 한층 강화된다. 건강보험료 징수·관리 방안 고도화와 함께 비급여 적정 관리, 본인부담상한제 합

www.asiae.co.kr

 
캐나다에서 의료자체가 한국에 비해서 안좋은것 맞지만 상대적으로 많이 과장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경험상 특히 아이들을 대상으로는 응급실이나 소아과 이용 시 생각보다 불편함이 없었다.
 
그리고 한가지 고려한 점은 캐나다 시민권자가 되면 조건에 맞는 직업 & 학력만 있으면 TN비자 발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당장 미국에 갈 생각이 있지는 않지만 사람일이라는 게 어떻게 될지 모르니 정말 좋은 기회가 온다면 추후에 미국에 가서 일할 수 있는 조건이라도 만들어 두자고 생각했다. 
 

시민권 선서 후기

시민권 선서식은 100% 온라인 (Zoom)으로 진행되었고 시간은 예상보다 짧게 약 1시간 조금 넘게 소요 되었다. 오전 11시에 정해진 Zoom 미팅 링크로 접속을 해서 기다리고 있다가 안내에 따라 한 명씩 신분확인을 하고 등록을 한다. 그때 PR카드를 4 등분해서 자르도록 한다. 이때야 비로소 진짜 외국인이 되는구나 실감이 났다.
 
그리고 잠시 후 판사가 들어와서 같이 선서식 진행을 한다. 진행되는동안은 카메라를 계속 켜고 있어야 한다. 판사가 연설을 하고 난 뒤엔 선서문을 영어와 불어로 각각 다 같이 한 줄씩 낭독을 한다. 그리고 캐나다 시민이 된 걸 축하한다고 각자 영상화면을 보면서 캐나다 국가인 O Canada를 부르게 한다. 이때도 좀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나면 모든 절차가 다 끝나고 판사님을 배경으로 30초에동안 Zoom으로 셀카를 찍을 수 있는 시간을 준다. 그러면 선서식이 종료가 되고 Oauth Form에 서명을 한 뒤 이메일로 보내면 끝난다.
 
선서식도 끝나고 했지만 아직 실감이 나진 않는다. 아마도 시민권 증서를 받고 여권 신청도 하고 해야 조금 더 실감이 나지 않을까 한다. 이렇게 나의 약 8년간의 이민 여정기가 본격적으로 끝이 났다.